망 사용료에 떠나는 트위치, 넷플릭스와 구글은?
결국,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트위치 코리아
전 세계 인터넷 사용 국가 중 트위치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유일한 세 국가, 중국 북한 그리고 대한민국
2023년 12월 6일, 아마존닷컴의 자회사로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위치가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어요. 09시 30분, CEO 댄 클린시가 직접 트위치 라이브를 통해 공식 철수일은 2024년 2월 27일이라고 밝혔어요.
철수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에 대한 답변으로 '망 사용료'를 언급했어요.
트위치의 공식 블로그에서는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나 더 높은 한국의 망 사용료(네트워크 수수료)로 인해 더는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덧붙여 말했어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화질 제한을 두는 방법, 스트리밍 서버를 아에 외국에 두는 방법 등을 고려했으나 스트리머와 시청자의 소통문제에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 판단하여 진행하지 않았다고 해요 😢
아프리카TV처럼 다른 수익 창출 방안을 만들까 고민했으나, 이 또한 글로벌 플랫폼인 트위치가 한국 전용 기능이나 과금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죠.
본사인 아마존은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개선이나 이익 순환을 바라느니, 아예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이 전반적인 기업 운영 차원에서 더 낫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사실 트위치의 적자설이나 철수설은 이번에 처음 나오거나 새로운 화두가 아닌데요.
아마존 프라임 생태계 구성의 기본 바탕이 되는 '아마존닷컴'이 한국 진출을 포기하는 수순 속에서 누적 손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트위치 코리아 역시 한국에서 곧 철수할 예정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대두되었어요.
특히, 아마존은 지난해 11월부터 대규모 구조조정의 칼을 빼 들었으며, 올 1월 1만8천명을 감축했어요. AWS 코리아 또한 5~10%의 직원들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통보하였죠. 내부적 비용 절감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철수에 관한 주장은 더욱 대두되었어요.
결과적으로 상기 지적된 네트워크망 사용료 등에서 기인한 자본 출혈은 이미 막심한 상황이었으며 적자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결국 철수를 결정 했다는 결론이 나오게 돼요😓
글로벌 타 국가에서는 문제 없었던 수익구조가
한국의 특수한 환경에는 부 적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망 사용료?
망 사용료는 인터넷 회선 접속료 및 서비스 이용료 등 정보통신망과 관련된 이용 요금을 포괄적으로 말하는 개념이에요. 망사용료에 대한 정의는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는데요..
1번 개념
통신사 혹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 CDN(콘텐츠 전송 네트워크)의 네트워크를 사용함에 따라 이에 대한 트래픽 등의 사용량에 따른 요금
2번 개념
넷플릭스, 트위치 등 ASN을 부여받은 자체 네트워크를 가진 CP(콘텐츠 공급자)가 통신사의 네트워크에 연동하기 위해서 트래픽에 따라 통신사 등에 내는 비용
대부분의 국내 CP들은 1번 개념의 망 사용료를 내요. 이 개념은 해외에서도 통용되는 일반적인 망 사용료에 대한 개념이에요.
하지만 2번 개념의 사용료는 한국에만 유일하게 있는 개념인데요. 넷플릭스, 트위치 등의 CP가 일방적으로 통신사에 트래픽으로 전송시키는 것이 아닌, 자신들의 네트워크 사용자에 의한 요청으로 발생하는 트래픽인데 말이죠.
CP가 발송하는 트래픽이 높다는 핑계로 국내 통신사들은 무상 피어링을 거부하며, 통신 3사와 연동하기 위해서는 트래픽에 따른 대가 즉 망 사용료라고 불리는 것을 내야한다는 것이에요.
예시를 들어볼게요.
한국 도로공사에서 새로운 고속도로를 건설했어요. 이에 대한 사용료를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이용자들에게 받는 것은 당연한 개념이죠.
고속도로 옆에 장사하고 있는 음식점이 있어요. 맛집으로 소문나서 수많은 차량이 방문하고, 덕분에 한국 도로공사는 큰 비용 수익을 얻고 있죠.
한국 도로공사에서 음식점에게 고속도로 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해요.
음식점에서는 이렇게 얘기할 수 있죠.
💬 "이미 고객들이 통행하면서 통행세를 내고 있는데, 우리한테 내라는 것은 중복 부과 아니냐!"
한국도로공사에서는 이렇게 얘기할 수 있죠.
💬 "우리가 제공한 도로를 통해 엄청난 트래픽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는데, 그에 대한 사용료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의 통신사들은 "국내 콘텐츠 사업자와 해외 콘텐츠 사업자 간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국내 기업이 우리에게 지불하는 망 사용료(1번 개념)를 해외 콘텐츠 사업자도 지불해야 한다(2번개념)" 는 주장을 펼치고 있어요.
한국의 망 사용료를 지켜보는 EU
이번 트위치의 철수의 원인 '망 사용료' 에 관해서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유럽 연합이에요.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IT 및 컨텐츠 경쟁력은 선도적이며, 이 때문에 미국 최상위 빅테크 기업인 구글, 메타, 넷플릭스, 애플, 아마존닷컴, 마이크로소프트가 발생시키는 네트워크 트래픽은 무려 전 세계 트래픽의 60%에 달할 정도예요.
사실상 이 기업들은 세계 각국 인터넷 망에 엄청난 과부하를 일으키면서도 망 중립성의 이름으로 무상 혹은 매우 저렴한 가격만 지불하고 있어요.
EU는 네트워크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이를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한 새로운 자금 조달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요. EU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망 이용료를 부과하는 입법 절차를 돌입했으나, 미국의 거센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철회한 바 있죠.
미국은 한국의 망 사용료 입법 예고에 대해서도 무역 보복 차원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국익에 그대로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이에요.
어쩌면, EU가 한국의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이유도 미국의 거센 반발에 한국이 총대를 메고 싸워주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넷플릭스와 유튜브는?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쌍방으로 제기한 '부당 이득 반환' 과 '채무 부존재 확인' 등의 항목으로 망사용료 소송을 3년 가까이 진행했어요.
이 소송은 SK브로드밴드의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과 넷플릭스의 "SK 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협상을 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맞섰고, 1심과 2심을 지나 팽팽한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작년 9월,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돌연 모든 분쟁을 종결하고, 파트너십을 발표했어요. 급작스럽게 이뤄진 이번 분쟁 종결 배경엔 다른 대가 지불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요 🤔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내는 대신 다른 지원을 하거나, SK서비스에 넷플릭스를 탑재하는 등 제휴를 하며 이에 따르는 대가를 지불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요. 쌍방이 분쟁 종결이 아니라 파트너로서 함께 하기로 했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이를 뒷받침 해요.
양사간 소송은 일단락 됐지만, 구글 역시 유튜브를 통하여 "망 사용료 법안은 한국의 크리에이터 생태계와 유튜브 운영, 컨텐츠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참전했었죠.
일각에서는 구글의 참전 이유를 한국이 만약 망 이용료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다른 서비스 국가들 역시 연쇄다발적으로 망 이용료 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으므로 미리 위험의 불씨를 꺼뜨리기 위함으로 해석하고 있어요.
대체재와 경쟁자가 없는 구글 유튜브의 망 이용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향후 넷플릭스와 통신사들이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있어요.
망 사용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하는 법안을 제정해 불필요한 분쟁을 막아야 하고 근본적인 제도 개선은 필요한 것으로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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