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간책을 훔쳐보던 흥분처럼 당신에게 다가오는 영화. 이름 모를 두 여자의 방문으로 시작된 그 해 여름... 그리고 일어났던 알 수 없는 일들... 어릴 적 머리를 다쳐 아이와 같은 순진함을 가진 기태. 그의 세상은 여름철을 바닷가뿐이다. 어머니의 불륜으로 정상적인 인간 관계를 부정하는 기욱. 그는 세상을 부정하며 이성의 가면을 쓴다. 지루하지만 평화롭던 두 형제 사이에 불현 듯 나타난 허름한 차림의 두 사람. 갈대의 순정과 퍼런 소주에 취해 있는 명자. 그리고 그 흔한 웃음조차 잃어버린 7살짜리 계집애 마리아. 갈 곳 없이 여인숙에 머무르고 있던 명자와 마리아는 자연스럽게 한 식구처럼 되어 간다. 기태는 자신을 따르는 마리아와 죽이 맞아 해변가를 돌아다니고, 기욱은 이 모든 상황이 짜증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명자의 의미를 알 수 없는 접근에 기욱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가고,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선을 알 리 없는 기태는 수줍어하며 명자에게 다가간다. 기태의 마음을 눈치 챈 기욱은 명자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숨긴 채, 명자를 기태와 연결 시켜준다. 기욱을 비웃듯이 명자는 여인숙의 어엿한 안주인으로 자리 잡아가고, 기태와 명자, 마리아가 더 없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한편에서 기욱은 조끔씩 쓰러져간다. 폭풍우 치던 여름날 밤. 기욱은 명자의 저돌적인 유혹에 넘어가고, 용납될 수 없는 사랑을 나누게 된다. 우연히 이를 목격하게 된 기태는 심한 배신감으로 광분하고, 죄책감에 사로잡힌 기욱은 죽음을 택한다. 걷잡을 수 없는 불행의 바람은 그렇게 한순간에 일어났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누군가에 의해 꾸며진 음모였다면. 조용하게 이 모든 사실을 지켜보고 있던 마리아.

심혜진
명자

신현준
기욱

김상중
기태
선우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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