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룸 넥스트 도어>에는 여러 여행이 있다. 첫째는 스페인 문화의 일부가 되어버린 페드로 알모도바르가 첫 영어 장편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감독은 여전히 감각적인 미장센과 비밀이 가득한 시나리오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두 번째는 주인공 마사가 친구에게 본인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해 줄 것을 당부하며 떠나는, 죽음으로의 여행이다. 마지막은 미학적 여행이다. 매혹적 색채와 여성 캐릭터의 부동 이미지를 통해 감독은 우리를 에드워드 호퍼 작품의 내부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죽음에 관한 책을 쓴 작가 잉그리드 역의 줄리언 무어와 종군 기자였으나 난치병을 앓고 있는 마사 역의 틸다 스윈튼의 연기는 환상적인 앙상블을 이룬다. 심연을 알 수 없는 줄리안 무어의 깊은 눈은 사랑, 놀라움, 연민, 감탄, 슬픔 등 세상의 모든 감정을 담아낸다. 알모도바르는 빛이 나면서도 연약한 역의 마사로, 틸다 스윈튼에게 생애 최고의 역을 선사한다. 질병과 존엄사를 주제로 한 멜로드라마 <룸 넥스트 도어>로 거장 알모도바르는 절절하게 아름다운 영화 한 편을 다시 그의 필모그래피에 더한다.

줄리안 무어

틸다 스윈튼

페드로 알모도바르
4.1점
만점 5점
상위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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