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구덩이에 생매장당한 돼지와 선임들로부터 지속적인 폭력을 당한 군인이 산으로 달아난다. 반쯤 인간이 된 돼지와 반쯤 짐승이 된 인간이 몸을 숨긴 곳에는 절박하게 살길을 찾고 있는 굶주린 멧돼지 무리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자리를 찾아온 좌절한 인간이 나뭇가지마다 매달려있다. 인간이 초래한 무자비한 폭력을 고발하는 강렬한 도입부에 이어 관객이 마주하는 것은 바닥 없는 절망과 울분에 찬 외침의 되풀이다. 따스한 빛이 내리쬘 때 언뜻 아름다운 숲은 인간도 짐승도 아닌 어정쩡한 존재들의 피난처인 동시에 끝내 벗어날 수 없는 덫처럼 보인다. 허범욱의 참혹한 세상에서 완벽한 인간이 되고자 하는 돼지의 바람은 부질없다. 훼손된 신체에 유혈이 낭자하고 정신적 극단으로 몰리는 와중에 드물지만 숨통이 트이는 순간이 있다. 인간이든 짐승이든 일말의 희망은 남아있다. (이경화)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남도형

민승우

김도희

박주광
방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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