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2>, <경성크리처>로 k-크리처물 유형 알아보기🔎

'크리처물'은 무엇이고 어떤 유형이 있는지 한국 크리처물 역사에 큰 획을 그은 화제작을 중심으로 살펴 봐요.
김사민's avatar
Jan 10, 2024
<스위트홈2>, <경성크리처>로 k-크리처물 유형 알아보기🔎

<죠스>, <에일리언>, <미스트>.

이들 영화를 묶는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인간을 위협하는 괴이한 존재가 등장한다는 것인데요!

이렇게 괴수가 나오는 영화를 ‘크리처물’이라고 해요.

‘크리처’의 범위는 무척 넓어요.

괴물에 맞먹는 식인 짐승이 등장하는 <죠스>류, 정체가 불분명한 미지의 괴수가 튀어나오는 <미스트>류, 외계 생명체에게 공격 당하는 <에일리언>류를 포함해, 넓게 보면 좀비물까지 크리처물로 보고 있어요.

크리처물 특성상 고어한 장면이 수반되기 때문에 장르물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에게 인기가 많았던 장르인데요. 한국에서도 크리처물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져 오고 있고, 봉준호 감독의 <괴물>의 대흥행에 이어 꾸준히 대중성까지 잡은 크리처 영화, 드라마가 등장하고 있어요👏

특히 시즌1의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최근 시즌2를 공개한 <스위트홈>, 1월 5일 파트2가 공개된 <경성크리처> 등 넷플릭스에서 K-크리처는 흥행 보장 공식이 되어가고 있는데요👀

오늘은 <경성크리처> 시즌1 공개를 맞아 크리처물의 유형에 따른 K-크리처의 계보를 살펴보도록 할게요!


🔎 크리처물이란?

‘크리처물’은 특정한 존재나 괴물을 뜻하는 ‘크리처(Creature)’와 작품을 뜻하는 ‘물(物)’의 합성어로, 괴물이 등장하는 장르를 통칭해요.

여기서 등장하는 괴물은 동물이거나 외계인, 미지의 존재 혹은 언데드나 변종 인간 등 아주 다양해요. 이 괴물들은 주로 인간을 공격하거나 잡아 먹기 때문에 크리처물은 호러의 하위 분류로 통해요.

영화 <킹콩>

낭만 크리처 킹콩

👾 자주 나오는 클리셰

이런 크리처물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클리셰가 있는데요!

크리처물 하면 바로 떠오르는 뻔한 클리셰들이 많은데, 또 이런 요소들이 크리처물을 보는 재미이기도 해서 클리셰까지 기본 플롯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아요🤣

<쥬라기 공원>이나 <괴물> 등 유명한 크리처 영화에 대입해 생각해 보시면 재밌어요!

1️⃣ 크리처에 대한 경고가 무시되다가 일이 커짐

극의 초반 누군가가 크리처와 관련한 위험을 감지하거나 목격하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헛소리로 치부되어 쉽게 무시돼요.

2️⃣ 누구 하나는 꼭 하지 말라고 해도 저지르고 끔살당함

공포 영화에서 흔히 쓰이는 사망 플래그이죠 ㅋㅋ

크리처물에서는 학문적 욕심이나 명예 때문에 크리처의 존재를 숨긴다거나, 위험을 경고했음에도 말 안 듣고 호기심 해결하다 끔살 당하는 식으로 많이 전개돼요.

다른 일행까지 위험에 빠뜨리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가장 싫어하는 유형의 빌런이에요🤬

영화 <쥬라기 공원 2 - 잃어버린 세계>

<쥬라기 공원 2 - 잃어버린 세계> 역대급 발암캐 닉과 사라…🤦

3️⃣ 크리처는 인간의 욕심이 불러온 재앙임

자연적인 돌연변이로 식인에 맛들린 대형종이 된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인간의 욕심으로 어떤 실험을 하다가 실패해 괴물을 만들었다는 사연이 있어요. 그런 경우 학살 당하는 인간에겐 일종의 인과응보 서사가 입혀져요.

4️⃣ 소탕한 줄 알았던 크리처의 알이나 새끼 등을 보여주며 끝남

우여곡절 끝에 괴물을 물리치고 안도하지만, 말미에 괴물이 되살아나거나 남은 새끼나 알을 비춰주는 식으로 또 다른 재앙이 시작될 것을 암시하고 끝나기도 해요.

보통 속편을 예고하는 방식으로도 많이 쓰이는 공포·스릴러물의 클리셰이죠!

🧟 K-크리처물의 현재

한국 괴수 영화의 센세이션 <괴물>

영화 <괴물> 스틸컷

영화 <괴물> 스틸컷

평점 : ★★★★★
장르 : 괴수/재난/스릴러
시청 등급 : 12세
출연 :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 고아성 外
러닝타임 : 1시간 59분
개봉일 : 2006.7.27
다시보기 : 넷플릭스, 티빙, 왓챠
줄거리 : 한낮의 한강에 돌연 끔찍한 괴물이 나타나 혼비백산이 된다. 한강 매점 주인 강두는 딸 현서의 손을 놓치고, 괴물은 현서를 데리고 사라진다. 강두의 가족은 현서를 구하기 위해 괴물과 맞서 싸울 준비를 한다.

한국 크리처물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요. <괴물> 전에도 심형래 감독의 <용가리>가 있었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조악한 CG와 개연성 없는 스토리로 혹평을 받은 영화였죠. 역시 한국에서 <쥬라기공원>같은 괴수물은 무리인가 싶을 때 혜성처럼 등장한 게 <괴물>이에요.

<괴물>은 단순히 괴물을 등장시켜 인간을 살육하는 장면으로 크리처물의 쾌감을 채워주는 영화가 아니라, 부조리한 사회의 일면을 비판한 블랙코미디로서의 메시지가 컸어요. 이런 이유로 괴수물은 애들이나 보는 오락 영화라는 편견을 깨고, 괴수 영화 불모지인 한국에서 관객 수 1000만을 넘기는 쾌거를 거두죠.

특히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다가 극의 후반부에서 괴물의 정체가 밝혀지는 크리처물의 공식을 깨고, 영화 시작부터 괴물이 대낮의 한강 공원에 모습을 드러내며 사람을 사냥하는 장면은 충격 그 자체였어요.

괴물에게 맞서는 인물들도 결코 히어로의 모습이 아닌 어딘지 모자라고 부족한 우리네 모습이었고요, 무능한 정부는 힘 없는 이들에게 어떤 도움도 되어주지 못해요.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 때문에 당시 미국에서는 저조한 흥행을 거두었는데 오히려 이 지점이 바로 K-크리처물, 즉 ‘현실에 기반한 사회 비판적인 크리처물’의 시작이었어요.

<괴물>이 흥행하자 이후 괴수가 등장하는 영화 <차우>(2009), <7광구>(2011)가 연이어 개봉했지만 캐릭터, 스토리, 메시지 그 어느 것도 잡지 못한 두 영화는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희대의 망작이 되었습니다..🥲

전 세계를 열광시킨 K-좀비 <부산행>

영화 <부산행> 스틸컷

영화 <부산행> 스틸컷

평점 : ★★★★☆
장르 : 공포/재난/스릴러
시청 등급 : 15세
출연 : 공유, 정유미, 마동석, 최우식, 김의성 外
러닝타임 : 1시간 58분
개봉일 : 2016.7.20
다시보기 : 넷플릭스
줄거리 : 정체 불명의 좀비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석우는 딸 수안과 함께 단 하나 남은 안전한 도시 부산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싣는다. 하지만 기차에 탄 감염자로 인해 기차 안은 쑥대밭이 되고 기차에 탄 사람들은 감염자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인다.

크리처물에 좀비가 빠질 수 없죠! 해외에서는 <28일 후>, <새벽의 저주> 등 웰메이드 좀비물이 이미 큰 인기를 끌고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쉽게 도전하지 않는 마이너한 장르였는데요.

장르물의 대가 연상호 감독이 2016년 K-크리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영화를 제작합니다. 바로 <부산행>이에요. <부산행>이 얼마나 흥행했냐면요, 국내 누적 관객 수 1160만으로 역대 흥행 순위 20위에 올랐고 글로벌 흥행 수익도 1억 달러를 넘겨 역대 3위를 기록했어요. 대중적이지 않은 좀비물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적이에요.

<부산행>은 해외 영화의 전유물이었던 좀비를 과감하게 부산행 KTX에 태운 시도로 주목을 받았어요. 기존 해외 영화 속 좀비에 익숙해져 있던 국내 관객들은 좀비 연출이 어설프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대 이상의 스케일로 기차역에 쏟아지는 좀비 떼를 리얼하게 연출했고요.

이미 아포칼립스가 된 좀비 세상에서 살아남는 플롯의 영화가 많은데, <부산행>은 평온한 일상 속 기차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좀비의 습격을 그려 신선했어요.

실제 있는 지명과 역 이름을 사용해 몰입감을 높였고, 사회 풍자적인 요소와 연대의 메시지를 더해 한국적인 좀비물이 탄생했죠. 여기에 로맨스와 가족애 중심으로 흘러가는 한국적인 감정선이 해외에선 오히려 신선하게 여겨져 글로벌 흥행의 요인이 되었다는 평이에요.

<부산행>이 K-좀비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후 한국형 좀비의 대세감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2019), <지금 우리 학교는>(2022)으로 이어졌어요. 두 드라마 모두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넷플릭스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이제 K-좀비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게 됐어요.

인간의 욕망이 만든 괴물 <스위트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 스틸컷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 스틸컷

평점 : ★★★☆☆
장르 : 괴수/공포/스릴러
시청 등급 : 청불
출연 : 송강, 이진욱, 이시영, 고민시, 박규영 外
평균 러닝타임 : 50분
몇부작 : 시즌1 10화, 시즌2 8화
공개일 : 시즌1 2020.12.18, 시즌2 2023.12.1
다시보기 : 넷플릭스
줄거리 : 세상을 차단하고 방 안에 틀어박힌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 죽기로 결심하고 세상에 나왔는데 인간이 괴물로 변해 사정 없이 공격하기 시작한다. 현수는 사람으로 살아남기 위해 아파트 이웃들과 함께 괴물과 맞서 싸운다.

인간의 욕심으로 탄생한 변형 인간(?) 크리처도 있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이 그것이죠. 영화 <괴물>이 한국형 크리처물의 포문을 열었다면, <스위트홈>은 K-크리처물의 가능성을 보여줬어요.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신선한 컨셉의 괴물이 등장하고, 괴물이 되는 과정과 사연 자체에 집중하면서 차별화를 뒀어요. 약간 ⚠️스포⚠️이긴 하지만 주인공인 송강이 괴물이 되어버리면서 단순히 괴물을 죽이면 끝나는 스토리에서, 괴물의 근원을 탐구하고 인간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스토리로 확대돼요.

<스위트홈>에서 인간의 괴물화는 각자의 욕망에 따라 다른 모습과 능력으로 발현되는데, 그래서 공격성이 없는 온순하고 착한 괴물도 등장해요.

물리쳐야 하는 공포의 대상으로만 소비되던 괴물 하나하나에 서사를 부여해 두려움을 넘어 연민과 공감의 감정까지 불러 일으켰는데요, 크리처에 대한 기존 공식을 깨뜨리는 가장 흥미로운 설정이에요.

그래서 이런 괴물의 매력적인 캐릭터성이 큰 인기 요인이 됐는데, 특히 머리 위쪽이 잘려 마치 연근처럼 보이는 비주얼의 일명 ‘연근이’는 인기가 많아 시즌2에서도 재등장하게 됐어요🤣

원작 웹툰의 연근이(좌)와 드라마에서 실사화된 연근이(우)

원작 웹툰의 연근이(좌)와 드라마에서 실사화된 연근이(우)

소재의 신선함 외에도 속도감 있고 시원시원한 액션, 선홍빛 색감을 강조한 독특한 미장센 등 서양권에서 좋아하는 스릴러로서의 오락성도 챙겼어요.

이런 요인들을 기반으로 <스위트홈>은 한국 작품 최초로 넷플릭스 미국 순위 TOP 10 3위에 랭크되기도 했는데요. <부산행>에 이어 K 크리처물의 저력을 전세계에 알린 계기가 됐어요.

시즌1의 큰 성공을 발판으로 제작된 시즌2가 3년 만에 드디어 지난 12월 1일 공개됐죠! 아직도 <스위트홈> 시즌2 안 보신 분들 있나요? 그렇다면 얼른 넷플릭스로 달려가 주말 동안 정주행하고 오시죠!

▶️ <스위트홈 시즌2> 공식 예고편

시대극과의 신선한 결합 <경성크리처>

드라마 <경성크리처> 스틸컷

평점 : ★★★☆☆
장르 : 괴수/스릴러/시대극
시청 등급 : 15세
출연 : 박서준, 한소희, 수현, 김해숙 外
평균 러닝타임 : 1시간 10분
몇부작 : 10화
공개일 : 2023.12.22
다시보기 : 넷플릭스
줄거리 : 1945년 조선, 경성 최고의 자산가 장태상은 사라진 사람을 찾기 위해 죽은 이도 찾아낸다는 토두꾼 윤채옥과 만난다. 채옥은 어머니의 행방을 찾아주는 조건으로 태상과 손을 잡고, 조선인들이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다는 소문의 옹성 병원에 들어가 인간의 탐욕으로 탄생한 괴물과 마주한다.

그리고 지난 12월 22일, 넷플릭스는 또 하나의 K-크리처물을 공개했어요. 바로, 박서준과 한소희가 만나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낳은 <경성크리처>예요.

<경성크리처>는 우리나라에서 자주 제작되는 장르인 시대극과 마이너한 크리처물을 결합하는 참신한 시도를 했어요.

실제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이 독립운동가나 전쟁 포로들을 잡아다가 생체 실험을 한 것으로 유명한 '731부대'를 소재로, 당시 '마루타'가 되었던 조선인들이 괴물로 변했다는 상상에서 출발했어요. <스위트홈>과 비슷한 종류의, 인간이 괴물화가 된 크리처이죠.

우리에게는 끔찍한 역사이지만, 글로벌 타깃으로는 크리처 자체로의 오락성을 노린 것으로 보여요. 결과적으로 <경성크리처>는 크리처라는 소재로 관심을 모았지만 크리처는 수단일 뿐 독립이라는 뜨거운 키워드를 이야기하는 역사극의 비중이 좀 더 컸어요.

그래서 '괴물의 등장이 너무 뜬금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괴물>부터 명맥을 이어 온 '인간의 욕심이 만든 괴물', '서사가 있는 괴물'로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는 k-크리처물의 정체성을 다지는 데에는 충분히 의의가 있는 작품이에요.

또 무척 징그러운 외모에 인간을 학살하는 본능을 지니고 있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만은 잃지 않는 지극히 한국적인 괴물은 해외 크리처와 구분되는 한국 괴물만의 특징으로 자리 잡고 있어요.

▶️ <경성 크리처> 공식 예고편


K-크리처물 역사에 큰 의의를 남긴 작품들을 크리처물 유형에 따라 짚어봤어요.

<괴물>, <부산행> 등을 거치면서 세계적으로 인정 받았지만, 아직 더 보여줄 수 있는 크리처의 유형이 많이 남았기에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장르예요.

정체 불명의 미지의 존재가 아무 이유 없이 인간을 공격하는 <미스트>나 <콰이어트 플레이스>같은 디스토피아, 외계 크리처가 등장하는 <에일리언>같은 영화도 국내에서 만나고 싶어요🙏

<스위트홈 시즌2>, <경성크리처>를 기반으로 2024년에도 k-크리처물의 대세감이 쭉 이어질 수 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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